아이들의 컴퓨터 중독을 우려하며…
 
안희환 기자

아이들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간혹 집에 있는 컴퓨터가 말썽이 나서 피시방에 가 보면 아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들이 주로 하는 것은 온라인 게임들인데 정신없이 빠져 있는 것을 봅니다. 심지어는 피시방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아이들의 대화 내용이 온라인 게임에 대한 것이 많습니다.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이름들이 튀어나와서 가만히 들어 보면 온라인 게임에 등장하는 내용들인 것입니다.

가만 보면 제 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아이인 효빈이는 9살로 초등학교 2학년인데 컴퓨터와 인터넷을 참 좋아합니다. 인터넷 게임을 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준 적이 없는데 어디서 배워왔는데 자기 혼자서 찾아 합니다. 다행히 아이 엄마가(엄마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컴퓨터 하는 시간을 잘 통제하고 있고 아이는 반발하지 않고 잘 따르고 있지만 그렇게 정신없이 컴퓨터 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리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에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컴퓨터의 황제인 빌 게이츠도 자신의 자녀가 게임을 하는 것에 엄격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컴퓨터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스 회장이 자녀의 컴퓨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하는 것에 어색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 내용에는 동감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빌 게이츠 회장 스스로도 자신의 자녀들이 하루에 45분, 주말에는 1시간만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빌 게이츠 회장처럼 자녀들의 컴퓨터 시간을 조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특히 요즘은 어려운 나라 형편과 가정 사정으로 인해 맞벌이로 일하는 부부들이 많은데 그런 경우 자녀들이 얼마나 컴퓨터를 하고 어떤 사이트에 방문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부모들도 모르는 사이에 자녀들이 컴퓨터와 인터넷 중독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많은 것입니다.

예전에는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아이들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학원 다니느라 바쁜 것에 더해 집안이나 피시방에 틀어박혀 컴퓨터에 몰두하고 있으니 밖에 나와 몸을 움직이고 부딪치며 노는 일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먹는 음식이 칼로리가 높은데다가 움직이는 것은 줄고 앉아 있는 시간만 많아지니 몸이 허약해지고 비만이 되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아이들이 각 가정의, 그리고 이 나라의 미래일진데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컴퓨터와 인터넷에 매달려 인생을 낭비하고 몸과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무엇일까 고만이 됩니다. 일단 부모들의 책임이 가장 큰데 시간 여유가 되는 이들은 구체적으로 자녀들의 컴퓨터 사용을 확인하고 관여하며 절제하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 바쁜 일정으로 힘이 드는 부모일지라도 시간을 쪼개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무엇을 주로 하는지 묻기도 하고 약속도 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무관심하게 방치하는 것보다 그렇게 관심을 기울여 묻고 약속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하는 것에 반대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특별히 성인물 등을 무차별적으로 보여주는 쓰레기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도록 성인물 차단 프로그램을 깔아놓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 사이트들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더욱 강력한 제재 조치도 필요할 것이고요.

분명히 컴퓨터와 인터넷은 문명의 이기입니다. 컴퓨터 덕분에 얻게 되는 유익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양날가진 칼이며 잘못 잡을 경우 사용하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또한 확실합니다. 사실상 이미 그런 부작용이 많은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우리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맑고 밝게 뛰어놀며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성장시켜야할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컴퓨터로 인해 망가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기사입력: 2007/02/26 [14:2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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