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의 소지품반환 소동
 
이경아 동서울대 교수
지난 23일 ‘소지품 반환 소동’을 일으켰던 동방신기 콘서트가 25일 모두 끝났다.

23일 한바탕 소동을 겪은 콘서트 이후 동방신기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관람객들의 소지품을 문제삼지 않으면서 더 이상 확산되지는 않았다. 주최측은 ‘이같은 혼선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경찰 등 경비· 경호 인력을 대폭 늘렸다. 또 24일에는 홈페이지에 “공연 종료 후 소지품 반환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져 많은 팬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사과문까지 게재했다.
 
대중문화전문가들은 이같은 소동의 이유를 두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국내 대중문화가 산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초상권 등 스타 권리를 찾는 과정에서 일어난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건 이라는 것이다.
 
어느덧 스타의 사진 하나, 동영상 하나가 문화상품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스타들의 사인이 돈이 되어 은밀히 거래되는 일까지 있다니 참으로 대단하다. 하지만 초상권과 관련된 문제는 팬들이 찍은 사진을 적법하지 않은 방법으로 활용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어서 SM의 조치는 성급했던 것 같다.
 
또 다른 하나는 어렵게 키운 스타가 최근 젊은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신매체환경의 ‘먹이표적’이 되지않을까하는 우려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버린 사례다.
 
소속사의 입장에서 보면 최근 봇물터지듯 터져나오는 UCC 등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자칫 스타들의 이미지를 깎아 내려 결국 부정적인 영향으로 흐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위한 고육책이었다.
 
사실 요즘 UCC로 대변되는 신매체환경은 어렵게 만들어낸 스타들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쳐왔던 것이 사실이다.
 
‘000의 굴욕’ ‘000의 아픔’등으로 붙여진 갖가지 사진이나 동영상은 하루에도 수백∼수천건씩 인터넷사이트를 도배하고 있다.
 
어렵게 키워낸 스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견 이해가 가기도 하다. 단 방법이 문제였던 것이다.
 
물론 영화계에서는 대작 영화의 시사회 때 관객들의 양해를 얻어 카메라와 동영상 기능을 장착한 휴대폰 등을 주최측이 미리 걷어 보관하는 사례들도 있다.
수만명을 상대로 한 경우는 아니지만 이같은 사례로 인해 영화계 역시 초기 많은 반발이 있었다.
 
그럼 이번기회에 팬들 역시 스타들과 관련해 무리한 행동을 한 적이 없는지를 돌이켜봐야 한다.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몇몇 아이돌 그룹 팬들은 자신들의 ‘오빠’(스타)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무례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사이버테러를 가하기도 한다.
 
최근 있었던 일부 팬들의 사례를 보자. 이들은 개그맨 정종철이 극중 이름을 자신들의 ‘오빠’와 비슷한 이름으로 작명하자 이것을 문제 삼았다. KBS2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인 ‘꽃보다 아름다워’에 등장하는 정종철의 이름이 동방신기 멤버 중 한 명인 믹키유천과 비슷한 유키오천이었기 때문이다. 팬들은 정종철의 이름을 바꾸라고 항의하면서 이 코너 폐지까지 주장하는 글을 KBS 게시판 등에 올리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영화배우 김석훈은 영화 ‘마강호텔’에서 동방신기 분장을 활용, 영화를 찍고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방신기 팬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혹시 이들이 제기할 지도 모르는 항의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제 이같은 사례들을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덧 국내 대중문화는 그 규모가 커지면서 신성장동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시점에 뭔가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올바른 팬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기획사들 역시 규모에 맞는 넉넉한 팬 관리가 절실한 때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스포츠월드]
기사입력: 2007/02/26 [15:1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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