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5월 걱정부터 앞서는 사람들
 
이길호
 
가정의 달5월 걱정부터 앞서는 사람들




                                                                                                     e-조은뉴스 호남본부

                                                                                                     편집국장 이길호




 5월은 누가 가장 기다릴까? 신문에서 '어린이 날이 아니라 어린이 달이었으면 좋겠어요'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낮이 길어지고 따스한 미풍이 불어오는 5월은 어린이들에게는 가장 기다려지는 시절이다.

  

 가정의 달 5월.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날에 성년의날 등등 5월은 한국의 ‘날’이 몰려있는 달이다. 참 ‘훈훈한 달’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말 그대로 ‘그러나’다. 5월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5월이 두려운 사람들도 있다. 어린이도 어버이도 스승도 아닌 사람들. 바로 30대다.

  

 물론 이들 중에는 어버이도 있고 스승도 있겠지만 ‘모셔야 할 분’들이 훨씬 많은 법.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혼자가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달이 바로 5월이다. 무엇보다도 ‘선물’ 때문인데 재밌는 것은 이들 기혼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선물은 어버이날도 어린이날도 아닌 스승의날 선물이다.

  

 물론 추석이나 설 등 명절과 크리스마스와 연휴도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나마 보너스라는 구원자가 있는 반면 5월엔 가정의달 보너스가 나오기 만무하기 때문이다.

  

 가정을 생각하고 스승을 생각하라고 만든 날이 몰려있는 달이 오히려 귀찮고 부담되는 달이 되어버린 것은 ‘선물’이 없이는 ‘성의’가 없다고 생각하는 문화 덕택이다.

  

 이 선물이라는 것이 ‘남들과 비교’ 된다는 묘한 성질을 갖고 있어 스승의날 선물은 민감한 주제가 되는 것.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선물을 바랄 수도 없는 이들은 이런 시기가 참 서글플 수밖에 없다.

  

 어버이날이 되면 가장 외로운 곳은 농촌이다. 명절이면 자식들이 찾아 오기도 하겠지만 어버이날을 챙긴다고 고향까지 내려오는 이들은 흔치 않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농촌의 어버이날은 자치단체의 행사가 되고 있다.

  

 군, 읍, 면 등의 자치단체들이 마련한 어버이날 행사에 동네 노인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가슴엔 플라스틱 카네이션을 달고 있는 모습은 흐뭇하게 바라보기엔 가슴 한켠이 외롭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동네에서 챙겨주겠거니 하고 선물하나 달랑 보내는 자식들이 많다. 전화라도 한 통화 하면 좋으련만 그마저도 없어져 가는 분위기라니 이 시대 농촌은 어찌된 것이 ‘무슨 날’만 되면 외로워지는 사람들이 있는지.

  

 외로움은 비단 처한 상황에서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데이 마케팅’은 5월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백화점은 가정의 달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티비에서는 가정의 달 특집을 낸다. 쇼핑몰은 물론 하물며 길거리 곳곳에 있는 상점들도 가정의 달 상품을 내놓는다. 심지어 의류회사들은 5월을 봄-여름 특별 판매기간으로 갖고 겨울 상품 준비로 돌입한다고 하니 5월 데이 마케팅은 대목중에서도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 가정의 달 마케팅은 하루가 아니라 한 달을 두고 벌이는 먼쓰(month) 마케팅이다.

  

 ‘가정을 생각한다면 이것을 사라’고 말하는 거리의 넘치는 홍보물 속에서 얇은 지갑들은 외소해 진다.

  

 이런 상황은 물론 5월 만은 아니다. 무언가를 ‘사줘야’ 하고 ‘받아야’ 하는 날이 되면 걱정부터 앞서는 사회. 우리 사회의 ‘물질=마음’이라는 관념이 만들어 낸 그늘이다.

  

 이번 가정의 달에는 ‘선물’ 이전에 ‘말 한마디 따뜻하게’ 건네보는 미덕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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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5/12 [23:1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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