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자원수집상)의 어제와 오늘
고물상의 역사는 해방 이후 넝마주이로 거슬러 오른다.
 
박광일 기자
‘넝마’는 원래 오래되고 헐어서 입지 못하게 된 옷가지 따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넝마주이는 큰 소쿠리를 어깨에 메고 옷가지나 종이, 고물 등을 수집한 사람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고물상’이란 말도 차츰 사라지고 있다. 대신 ‘재활용수집상’ ‘자원수집상’ 등으로 부른다.

한국폐자원재활용수집협의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자원수집상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활동하는 회원은 3,000여명이다. 동네에서 작은 규모로 고물을 수집하는 ‘소상’에서부터 중간 단계인 ‘중상’, 제철소나 제지소로 최종 고물을 압축해 넘기는 ‘대상’ 등을 모두 합하면 전체 종사인원이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고물상 일을 하려면 ‘고물상법’에 따라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70·80년대에는 물자가 흔하지 않았고 허가제로 종사자가 제한돼 고물상으로 큰 돈을 번 이도 있었다. 그러나 신고제로 바뀌고 외환위기 이후 실직자가 대거 고물상업계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고물 중 가장 귀한 것은 구리와 같은 비철금속이다. 스테인리스, 알루미늄도 대우받는다. 신문지는 바로 재활용할 수 있다. 반면 코팅한 광고 전단지는 재활용 전(前) 처리과정이 필요해 제대로 값을 받지 못한다.

장비래야 소쿠리가 전부인 넝마주이가 사라지고, 리어카·오토바이로 이동하는 고물상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1t짜리 고물 수집 트럭이 고물상의 대표적인 장비가 됐다. 일종의 ‘이동식 고물상’으로 도심에 터 잡고 수집하기가 마땅치 않아 생겨나게 됐다. 폐지와 고철이 수북이 쌓여 도시미관상 좋지 않아 주택가나 상가에 자리 잡기도 힘들다. ‘중상’ ‘대상’은 고물수집을 위한 트럭과 압축기, 지게차 등을 갖춰야 한다.

한국폐자원재활용수집협의회 관계자는 “예전엔 고물상 하면 엿장수나 넝마주이를 떠올렸지만 국가간 자원경쟁이 치열한 요즘 고물상은 중요한 자원생산업자로 위상이 달라졌다”면서 “일반인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08/04/22 [15:0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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