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속절없이 무너진 KIA
호랑이는 발톱을 날카롭게 세우고 꽃까지 달며 치장했다.
 
호남 편집국
11번째 우승이 바로 눈앞에 다가온 듯 했지만 부상이라는 난적을 이길 수는 없었다. 강도 높은 훈련, 지난 3년간 계속해온 세대교체의 성과, 8개 구단 최강이라는 선발진과 화려한 타선까지. KIA의 시작은 장밋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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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KIA와 이범호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서울 한강 둔치 차 안에서 전격적으로 입단 계약을 맺었다. 김조호 단장을 통해 계약 사실을 전해들은 조범현 감독은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팀의 숙원이었던 내야와 3번 타자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범호를 통해 내부 포지션 경쟁이 시작됐고 김상현이 좌익수로 옮기며 캠프에는 긴장감이 넘쳤다. ‘007 작전’으로 한층 강해진 전력, 개막 후 KIA는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윤석민과 로페즈는 순항했고 도루를 제외한 팀 공격 전 부분에서 1위를 달렸다. 그러나 부상의 악몽은 이미 개막 직후부터 시작됐다.

이용규, 나지완이 전력에서 이탈하더니 김선빈이 안면 골절을 당했다. 최희섭 허리부상, 곽정철 팔꿈치 통증이 이어졌고 주장 김상훈도 어깨 부상을 당했다. 후반기 김상현마저 광대뼈 함몰을 당했고 로페즈가 옆구리 염증으로 페이스를 잃었다. 전반기 최희섭과 김상현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던 이범호까지 8월 초 허벅지 근육파열로 쓰러졌다.

조범현 감독은 “야구를 하면서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부상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고 아쉬워했다. 이범호의 부상을 정점으로 KIA의 순위는 가파르게 추락했다. 전반기 단 한차례도 3연전에서 모두 패한 적이 없었지만 후반기는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많았다. 결국 조범현 감독은 2위 싸움을 빨리 포기하고 충분한 휴식과 치료로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

가까스로 이범호와 최희섭, 로페즈가 합류해 준플레이오프를 치렀지만 부상 후유증은 생각보다 컸고 타선이 도무지 깨어나지 않아 SK에 무릎을 꿇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후 이길 수 있었던 2차전을 역전패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기사입력: 2011/10/13 [09:18]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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