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세 후보의 ‘강남스타일’을 해부한다
비슷한 듯 분명 다른 세 후보의 차이
 
이정창 논설위원
[조은뉴스=이정창 논설위원] 민심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대선 후보 세 명의 정책은 대동소이한 가운데 저마다 차별화된 ‘강남스타일’이 있어 눈길을 끈다.

좌우를 대변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새로운 정치혁신을 꿈꾸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대선 전략을 살펴보면, 우선 한 표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국민의 입맛에 맞춘 정책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내고 있다.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일자리 창출 등 정책의 큰 틀을 보면 여야, 좌우의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좋아 보이는 정책이 있다면 상대방의 정책이라도 염치불구하고 끌어다 글자 몇 자만 바꾸고 새로운 것인양 포장하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럼에도 대선 행보를 가는 세 후보를 면밀히 관찰해 보면 나름의 온도차를 발견하게 된다. 우선 대선 베이스캠프를 살펴보자. 새누리당 박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 후보는 선거 캠프를 각각 중앙당사에 차렸다. 박 후보는 서울 여의도동 한양빌딩 새누리당사에 메인 캠프를 꾸렸고, 인근 대하빌딩에 보조 캠프를 운영 중이다. 문 후보의 메인 캠프는 영등포동 민주당사, 보조 캠프는 여의도 당내 경선 캠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기존 정당정치와의 차별성을 꾀하는 본인의 스타일대로 여의도를 떠나 서울 종로구 공평동 공평빌딩에 캠프를 차렸다.

캠프의 위치를 살펴보면 각 후보가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후보는 캠프는 ‘정권 재창출’, 문 후보 캠프는 ‘서민후보’, 안 후보 캠프는 ‘새로운 변화’를 내세우고 있는데 캠프가 자리한 위치가 풍수적으로 부합되고 있다.

▲  정권교체의 산실, 한양빌딩  © 호남 편집국


우선 박 후보가 들어 있는 한양빌딩은 이미 두 차례나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다. 1997년도 대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 후보가 이 빌딩에서 사상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를 일궈낸 바 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10년 좌파정권 하에서 온갖 설움을 맞보며 절치부심하다 한양빌딩에 대선 캠프를 차려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켰다. 좌파정권의 산실이었던 곳에서 ‘좌파정권 종식’의 열망이 이뤄졌다는 것은 역사적 아이러니다. 그만큼 한양빌딩은 정권교체의 명당으로 소문이 났고, 정권재창출을 꿈꾸는 박 후보가 이곳에 대선 캠프를 차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이곳에서 세 번째 대통령이 탄생할지는 주목할 일이다.

▲  서민후보답게 시장 한 귀퉁이에 차린 선거 캠프   © 호남 편집국


문 후보는 영등포 청과물 시장 근처의 민주당 중앙당사에 선대위를 열었다. 그동안 공사를 마치고 최근에야 비서팀, 메시지 팀 등이 입주했다. 이곳은 지난 2004년 당시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차떼기 오명에 휩싸인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서민들을 위한 당’을 내세워 입주한 곳이다.

문 후보 측은 젊은 층의 지지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홍대앞, 신촌 등에 캠프를 차릴 것을 검토했지만 비용 때문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진심캠프, 새로운 정치변혁의 시작’   © 호남 편집국

안 후보는 종로구 공평동 공평빌딩 5, 6층에 선거 캠프를 마련하고 ‘진심캠프’라는 이름을 붙였다. 작명에서 진정성과 화합, 소통을 중요시하는 안 후보의 스타일이 물씬 풍긴다.

안 후보 측은 ‘새로운 변화와 정치혁신’의 바람이 이곳에서 시작되어 태풍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탈정치권의 이미지를 최대의 강점으로 삼는 안 후보가 여의도 대신 종로를 선택한 이유로 종로가 상징적 정치1번지라는 점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더해 입주한 건물 이름이 ‘공평’이라는 점도 안 후보의 낙점을 받는 요인이 됐다.

‘일자리 창출’은 차기 정부의 핵심과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발표한 세 후보의 정책을 보면 ‘일자리 창출’과 ‘복지정책’이 최우선 과제로 손꼽혔다. 그만큼 날로 심각해지는 경제불황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그 외에도 소소한 정책에서도 세 후보의 차이점은 크지 않다. 그러나 접근 방식에서는 세 후보의 ‘스타일’이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박 후보는 “정보기술(IT)을 산업 전반에 적용하여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힌 반면 문 후보는 국가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노동시간을 근로기준법대로 주 40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법과 제도, 정부조직 개편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주장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각종 ‘00위원회’를 수도 없이 양산해 ‘말만 그럴 듯했던 참여정부’의 어두운 그림자가 재현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안 후보는 한국 경제 구조 자체를 바꿈으로써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다는 중장기적 청사진을 밝혔다. 안 후보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비전이 확실히 밝혀진 점이 없다는 점에서, 향후 대선 가도에서 보다 더욱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 과연 그가 얼마나 강한 ‘맷집’을 갖추고 있는지도 주목을 끄는 이유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는 세 후보의 ‘강남스타일’, 과연 누가 민심을 제 편으로 만들 것인지 흥미로운 레이스는 이제 시작이다.

[출처] 조은뉴스(http://www.egn.kr)




기사입력: 2012/10/09 [12:2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