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을 품고 뛴다...
 
이길호 기자
어릴적 산이며 들을 마냥 뛰어다니던 기억 때문인지 나에게 달린다는 것은 그리 특별한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니었다.

▲   신안군청 종합민원실 지적계 최영훈 계장 신안군 달리는 홍보맨!  © 호남 편집국

본격적으로 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뛰기 시작한 것은 공직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30대 중반부터이다.

1993년에 신안에서 개최된 증도 갯벌 마라톤 대회가 시금석이 되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마라톤 하프(21㎞)를 뛰었다.

처음 출발점에 섰을 때의 그 설렘 그리고 마침내 도착했던 파이널에서의 짜릿했던 그 기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     © 호남 편집국

처음에는 그냥 뛰는 것이 좋아서 시간이 나는 대로 혼자 대회를 찾아 뛰게 되었다.

그렇게 무모하게 시작한 나의 마라톤 여정이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이렇게 혼자 뛰는 것이 지인들을 통해 알려져 마라톤과 건강에 관심이 있던 직원들의 호응으로 2005년 6월 5명이 동호회를 결성하여 현재 14명의 회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동호회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렇게 적은 수 이나마 동호회를 결성하여 약간은 체계적으로 마라톤을 하게 되면서 전국을 찾아다니게 되었고 그러면서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한해 두해 다니다 보니 어느덧 서로 얼굴을 익히면서 눈인사를 하고 가벼운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면서 당연히 신안과 우리 고장에서 나오는 특산물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겼다.

그냥 혼자 막연히 뛸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저렇게 여러 사람들과 이런저런 정보들을 교환하게 되면서 차라리 마라톤이라는 매개를 통해 내 고장 신안을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신안군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며 최서 남단 가거도 흑산 홍도라는 지리적인 위치 말고는 솔직히 알려진 것이 없는 군소 농어촌이다.

물론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홍어와 요즘 웰빙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천일염에 대해 많이 알려지고는 있지만 우리 신안이 가진 정말 많은 자원과 매력에 비하면 여전히 미비하다.

여러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면서 내 고장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은 안타까운 마음들이 더해만 갔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회원들의 생각도 그러했다.

마라톤시 입는 유니폼을 우리 고장 홍보에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 신안군은 1년이면 10여개의 축제가 개최되고 천일염, 홍어뿐만 아니라 낙지, 병치, 민어 등의 다양한 특산물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홍보 문안을 자체 제작하여 마라톤에 참가할 때마다 유니폼 위에 앞 뒤로 부착하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쑥스럽기도 하고 귀찮은 점도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지나가면 같이 뛰는 사람들이 ‘신안군청 파이팅 신안 낙지 최고’라며 인사말을 건네준다.

고마운 일이다.

매 대회마다 전국에서 수많은 달리미들이 모여 뛰는 대회인 만큼 홍보 효과도 높다.

이렇게 홍보 효과를 몸으로 느끼면서 이제는 천일염과 튤립 축제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축제와 특산물에 대한 홍보 문안을 인쇄하여 마라톤에 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뛰는 것이 좋아 혼자 뛰었던 우리들이 이제는 우리 가족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고장 신안과 같이 그 여정을 뀌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인생이 혼자만의 철저한 여정이듯이 마라톤도 42.195㎞의 긴 여정을 혼자 뛰기 때문일 것이다.

허나 우리 신안군청 마라톤 클럽 동호회원들은 그 여정을 결코 혼자 뛰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이제 나는 신안에 대한 자긍심과 우리고장 신안을 가슴에 안고 마라톤이라 불리는 뜀박질을 시작한다.

신안군 파이팅!






기사입력: 2012/12/13 [12:09]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