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연’ 분당할까!
 
문정인 칼럼리스트
▲   문정인 칼럼리스트   ©호남 편집국
정치는 명분이며 현실이다. 허나 명분만 외치다보면 자칫 현실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좋은 명분이라도 선거에 패하면 의미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는 이겨야 한다. 때문에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의 4.29 재보선 공천은 명분만 앞세운 기계적 공천으로 실패가 분명하다. 전략공천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프레임을 선점하고 끌고 가는 것. 선거를 이기는 필수 요소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안겨준 프레임에서도 졌다. 오히려 새누리당에 말려들었다. 정치는 상대를 꺾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감동시키는 것이고, 선거는 논리와 이성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인정이다. 결국 프레임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공천, 감동, 프레임 3가지 모두 졌다. 문재인 대표를 몰아붙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문 대표만의 책임일까.

친노와 비노의 기준과 개념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새민연’의 갈등과 대립과 분열은 여전했다. 물론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정청래 최고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주승용 최고가 발끈하여 자리를 박차고 가출해 버렸다. 이 또한 격하긴 마찬가지다. 이해와 존중의 여백이 아쉬운 부분이다. 모로코 속담에 ‘말이 입히는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 고했다.

이 대목에서 생각난다. 2004년이던가,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연극 ‘환생경제’에서 “육XX놈”, “개X놈” 등 수준 이하의 언행이 등장했다. 이혜훈, 심재철, 송영선, 정두언, 나경원, 정병국, 주성영 등이 출연한 ‘환생경제’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노가리’로 표현하며 저속한 막말을 했었다. 그때 노무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했다. 지금 ‘새민연’의 내홍은 분당을 위한 명분 쌓기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호남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말이다. 그들은 문 대표 체제에서는 2017년 치러지는 총선에서 공천이 어렵다는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재보선 결과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문 대표를 흔들고 있다. 누구보다 본인들이 4.29 재보선이 이기기 어려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텐데. 어쨌거나 ‘새민연’ 일부 의원들은 보수의 함정에 빠진 체, 종편 등에 출연해 문재인 흔들기 과속 폐달을 밟는 중 이다.

이들에게 정권교체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오직 자기들만의 카르텔, 기득권만 챙기면 그만이다. 제 3정당, 솔직히 호남당을 만들어 국회의원 20석 확보하면 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 그래서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통합이던 흡수이던 하면 된다는 시나리오(?) 그야말로 유치찬란하다. 만약 이 가정이 사실이라면 단언컨대 정권교체는 어렵다.

국민은 아프고 힘들다. 그런데 정치는 없다. 국민은 억울하다. 그리고 분노한다. 그런데 야당은 보이지 않는다. 보수는 정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 그런데 야당은 분열한다. 또 종북 딱지가 두려워 침묵하고 눈치만 살핀다. 이래서야 국민의 지지를 끌어 낼 수 없다. 야당은 거칠고 저돌적인 야성을 되찾길 바란다. 그래서 아프고, 힘들고, 억울하고, 분노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기를 바란다.

‘새정연’과 문재인 대표는 새로운 모색과 행동이 요구된다. 그리고 진보적 가치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 할 때이다.



기사입력: 2015/05/14 [15:08]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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