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담론] 若無湖南 是無새정치
 
편집국장/전목포대겸임교수 양지승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11월25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 참석차 광주에 와서 “광주가 원하는 혁신을 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지난 11월30일에는 안철수 전 대표가 광주에 내려와 ‘혁신전대’를 주장했다. 생각하는 방향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혁신’을 주장했고, 그 혁신은 실체가 모호하지만 나름대로 당의 큰 변화를 의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혁신경쟁을 보는 사람들은 결국 당권이나 공천권에 방점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른바 주류와 비주류가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모두 거기에 초점이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당사자들은 억울해할지 모르지만 전혀 부정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의원들의 정치생명이 달린 일이니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당연히 투쟁하고 타협해서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혁신 또한 든든한 지지기반위에서 행해지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된다. 필자는 문재인 대표이든 안철수 전대표이든 각기 혁신안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혁신은 새정치연합이 주창하는 ‘새정치’를 지향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자신이 처한 입장과 관점이 반영되어 차이가 나타날 수는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영남출신인 두 사람에게 ‘새정치연합’의 뿌리가 어디인지를 망각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층이 어디에 기반하고 있는가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호남은 여당에도 야당에도 지도부답게 참여하는 호남정치인이 없음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그런 탓인지 예산배정에도 인재등용에도 호남홀대는 극심하다. 그러나 여당은 모르더라도 야당은 자신의 뿌리가 어디이고 지지기반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인식해야한다. 말로만 호남민심에 호소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곁에 호남의 인재가 얼마나 있는지 호남의 발전을 위해 국회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돌아보아야 할 일이다. 호남출신의 중견 정치인들이 너도 나도 신당을 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른바 전국정당화를 시도하지만 번번히 실패로 끝난다. 여도 야도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 지역정당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할 일이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새정치연합은 전국정당화가 가능한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호남의 전통적 지지에 영남출신 지도부를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호남의 지지를 상실하면 새정치연합도 ‘새정치’도 어려워진다. ‘若無湖南 是無새정치’라면 지나친 표현인가?
기사입력: 2015/12/02 [17:03]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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