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담론] '충청대망론'이 불편한 이유
충청권 대선주자에게 도움이 될까?
 
양지승/편집국장/전목포대겸임교수
▲  양지승/편집국장/전목포대겸임교수   © 호남 편집국
짧지 않은 추석연휴였다. 오랜만에 자리를 같이 한 가족이나 친구들 간에 많은 얘기가 오갔을 것이다. 그중에도 다가오는 대선 얘기는 꽤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리라 짐작한다. 인터넷상의 뉴스면도 대선에 관한 기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대선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불편한 내용이 한 가지 있다. 반기문 UN사무총장과 관련하여 거론되는 이른바 ‘충청대망론’이다.

 이 표현에 걸맞게 충청권에서는 반기문 사무총장 외에 안희정 충남지사나 정우택 의원 등 유력한 정치인이 대권도전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세종시를 필두로 하여 우리나라 정치 경제의 기반이 될 성장축이 충청권에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단언한다. ‘충청대망론’을 화두로 선거구도를 잡아간다면 충청은 물론 나라도 망한다는 것을.

 ‘충청대망론’이라는 말은 그동안 영남과 호남이 패권적으로 한국정치를 좌지우지하면서 많은 폐해를 낳았다는 인식을 기저에 깔고 있다. 얼마 전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충청대망론은) 그동안 영호남 패권주의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을 하고 제3지역에서 새로운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기를 원하는 요구가 분출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밝혔다고 한다. 충청권 국회의원인 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생각에 동의하기 어렵다. ‘충청대망론’은 새로운 통합의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지역주의를 세분화하고 확대 생산하는 극심한 분열의 시대를 가져올 수도 있다. 논거가 되는 호남 패권주의라는 말도 성립되지 않는다. 고위층 공무원의 출신지역 비중이 가끔 언론에 기사화되지만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의 출신지역을 나열해놓고 보면 누구든지 알게 될 것이다. 호남은 패권주의나 지역주의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지언정 패권을 행사해 본 적이 거의 없다.

 필자는 경계한다. ‘충청대망론’이라는 표현 뒤에 진짜 패권주의나 지역주의의 망령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더욱 심한 국가분열의 단초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필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충청권 대선주자 대부분이 한국을 대표할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아직까지 특별하게 하자가 불거진 사람도 없다. 그런데 이런 주자들이 ‘충청대망론’이라는 틀에 갇혀 지역 대표로 전락한다면, 또 지역간 합종연횡의 도구로 전락한다면 그야말로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충청대망론’이라는 말은 이제 꺼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 혹시 그 중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그는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어야한다. 지역으로 멍에를 씌우지 말고 신념과 정책을 내놓고 선택받도록 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회자되는 ‘충청대망론’. 이 또한 지역감정 씌우기에 다름 아니다. 국가는 물론 그들에게도 결코 도움이 안될 일이다.

[양지승/편집국장/전목포대겸임교수]


기사입력: 2016/09/20 [12:23]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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