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 꼬리
 
호남조은뉴스 칼럼리스트 문정인
▲   호남조은뉴스 칼럼리스트 문정인   ©호남 편집국
시골에서 자란 나는 겨울이면 동네 형들을 따라 꿩 몰이를 했었다. 눈 쌓인 밭 중간쯤을 골라 눈을 쓸어놓고 그곳에 곡식(콩)을 뿌려 꿩을 유인하는 작전이다. 꿩은 빠른 발을 가지고 있지만 날개는 취약해 멀리 날지 못한 조류라는 사실을 형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꿩이 달아나는 길목에서 형들이 수신호를 하면 정신없이 허기를 채우고 있는 꿩들을 향해 나는 달렸다. 다급한 녀석들은 멀리 날지 못하고 눈밭을 이리저리 도망치다 풀숲에 머리만 쳐 박고 숨는다. 결국 포획된 꿩은 그날 저녁 만찬이 되었다. 유년시절 갈무리 되어있던 기억이다.

최근 국민의당 문준용씨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한 뉴스를 접하면서 머리만 쳐 박고 숨던 우스꽝스러운 꿩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꿩을 상대한 인간의 어설픈 지략은 성공할 수 있겠으나 국민의당이 내놓은 조사결과를 국민이 믿을 수 있을까.

의도적 오류와 조직적 은폐가 없기를 바란다. 설마 국민을 꿩쯤으로 여겼다면 국민의당은 해체되어야 마땅하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 볼 일이지만 꿩은 머리와 몸통과 꼬리가 한 몸이다. 제보조작 사건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당의 문제다.

그런데도 국민의당 안철수 전 후보는 도의적 책임은커녕 정치적 입장도 내 놓지 않고 있다.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태도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설령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으로 위험한 충성심의 발현이라고 치자. 그렇다고 해서 안 전 후보와 국민의당이 자유로울 수 있는가.

머리를 감추면 몸통과 꼬리가 보이고 꼬리를 감추면 머리와 몸통이 드러난 법이다. 이유미씨 얼굴을 마스크로 가려본들 결국 진실의 입은 열릴 것이다. 우리사회는 골든타임을 놓치므로 해서 많은 희생을 치룬 아픈 경험을 했다.

그런데도 안 전 후보는 침묵한다. 혹여 여우의 한 수를 찾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얼마 전 신의 한 수를 뒀다가 탄핵당한 대통령이 있었다.”고......,
기사입력: 2017/07/07 [11:3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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