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또 틀렸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잦은 변신과 ‘정치공장’ 발언을 우려한다.
 
양지승 (칼럼니스트/전목포대겸임교수)
▲  양지승 (칼럼니스트/전목포대겸임교수)   © 호남 편집국

자유한국당이 천신만고(?) 끝에 비대위원장을 낙점했다.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그 후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임명되지만 한나라당(지금의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논문표절과 두 딸의 외고 편법 편입 문제가 제기되면서 취임 2주 만에 사퇴하였다.

 

10년만인 2016년에는 탄핵을 앞둔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국무총리에 지명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주당이 반대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지명을 철회하면서 무산된다. 박근혜 싱크탱크로 불리는 포럼 오늘과내일의 정책연구원을 지낸 사실이 알려져 기회주의자라는 논란만 일었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국무총리 지명 수락 직전 안철수 전 대표 추천으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상태였다는 사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또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당색에 관계없이 여야를 넘나들며 이름을 날린 그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일선에 복귀했다참으로 다채로운 변신이다.

 

화려해 보이지만  변신이 잦은 그를 보면서 몇가지 의문이 든다. 권력지향형 철새라는 비난은 피할 수 있을까?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보수혁신의 능력은 갖추고 있을까? 그래서 다시 보수를 살릴 수 있을까?

 

지난 19일 김 비대위원장은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생뚱맞은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공장발언이다. 이명박과 박근혜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은 그런 사람을 뽑은 정치공장과 공정이 잘못된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을 감옥에 보내는 것으로 해결될 일도 아니라고 했다.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그런 대통령을 선출한 구조와 국민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의 인식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 자유한국당이 몰락하고 전 대통령들이 감옥에 간 원인의 일단을 정치구조와 국민에게서 찾아야하는가. 그런 그가 내놓을 보수재건방책은 어떤 것일까. 애꿎은 헌법과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은 이번에도 틀린 것이다.

 

작금의 정치구조에 개선할 점이 있다고해도 자유한국당의 위기는 오롯이 그들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 혹여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비대위는 스스로의 성찰이 우선이다. 개혁이든 혁신이든 자신들의 낡은 칼로 외부를 겨누는 몰염치는 없어야 한다.

 

자유한국당에 곧 폭풍이 몰아칠 것이다. 비대위원장은 시스템에 따라 진행한다지만 결국 사람을 솎아내는 작업이다. 김용태 의원 등 복당파와 비박계를 전면배치한 것으로 보아 칼끝이 어디를 향할지는 짐작이 간다. 어느 선까지 솎아낼지 모르지만 당내 배경이 극히 취약한 그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인터뷰에서는 본인조차 성공가능성을 반반이라고 했다. 그만큼 어려운 싸움이라는 얘기다.

 

잦은 변신과 책임전가성 발언으로 시작부터 우려되는 김병준 비대위원장. 그의 행보를 지켜보기로 한다.


기사입력: 2018/07/20 [13:13]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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