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그렇게 시급한가
국회의원 소환제·국회의원 임금위원회가 더 필요해
 
양지승(전남행복포럼대표/전목포대겸임교수)

 

▲  양지승(전남행복포럼대표/전목포대겸임교수)   

엄동설한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단식농성중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예산안 합의처리에 반발해서다. 배경에는 그들이 예산안과 연계처리를 주장했던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나눠갖는 국회의원 선출방식이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국회의원 수가 300명이라고 하자. 어느 정당이 정당투표에서 지지율 50%를 얻으면 국회의석도 50%150석을 배정받게 된다. 만일 이 정당이 지역구에서 100명이 당선되었다면 비례대표에서 50석을 가져가 150석을 채우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표(死票)를 없애고 정확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제라 하여 예전부터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세력간 이해관계로 인해 장기간 표류해 왔다. 우리나라가 시행하고 있는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47석을 나눠 갖는 병립형 대표제이다. 선출방식과 대표성에서 연동형과는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현재의 정당득표율로 볼때 거대 양당의 의석비율은 줄어들고 중소정당의 의석비율은 늘어나게 된다. 상식적으로 어느 당이 선호하고 어느 당이 싫어할 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도입할 경우 비례성 확보를 위해 국회의석 수를 대폭 늘려야하는 함정이 있다.

 

2015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의석수를 그대로 두고 지역구를 200, 비례대표를 100명으로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한 바 있지만 필자는 실현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 지역구 하나를 조정할 때에도 난리법석을 떠는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의석수를 대거 줄이자는 법안에 동의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전문가들도 대부분 국회의석 수의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문제는 국민 여론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설득력이 있다 해도 국회의석수를 늘려 이를 도입하자는 데에 동의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일도 없이 거액의 급여에 업무추진비와 특활비까지 챙겨가는 국회의원을 보며 국민들은 허탈했다. 막말에 저급한 행동을 일삼는 국회의원도 충분히 보았고 변절자가 되어 유권자를 배신하는 국회의원도 수없이 보았다. 그런 국회의원을 더 늘려야한다는 말인가?

 

의원 수를 늘려도 국회유지에 소요되는 예산을 동결하면 된다고 하지만 결국엔 다시 올릴 것이 자명하다. 법을 만드는 것이 국회 아닌가. 국회의원 1인이 대표하는 국민이 17만 명으로 다른 나라보다 많다고도 한다. 그래서 수십명 정도는 늘려도 괜찮다는 법안이 나와 있다. 국회의원이 일 못하고 지탄받는 것이 대표할 국민 숫자가 많아서였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보다 국민이 시급하게 원하는 것은 국회의 자정과 국민이 국회의원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이다. 잘못 뽑았다고 판단될 때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국회의원 소환제를 도입해야한다. 급여 인상을 셀프로 할 수 없도록 최저임금위원회와 같은 국회의원 임금위원회도 설치해야 한다. 말도 안되는 국회의원의 특권도 대폭 손질해야 한다. 국회 개혁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되어 중소정당의 의원 수가 많아지면 개혁이 가능해질까? 중소정당이 난립하여 더욱 혼란해지는 것은 아닐까? 그나마 개혁적인 정당의 의석수가 압도적일 때 오히려 개혁이 가능한 것은 아닐까? 의원 수 증가는 국회의원의 책무성 강화방안과 함께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연동형비례제는 의원내각제와 더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국민의 생각은 단순하지 않다. 목숨을 건 단식투쟁도 국민의 가슴 속에서 국민의 뜻에 따라 이루어질 때 성공할 수 있다. 국회가 제몫을 하고 바쁘게 일할 때, 그래서 국민이 의원수를 늘려야겠다고 동의할 때 의석수 증가를 전제로 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가능한 것이다. 정치인이라면 국민이 먼저 무엇을 원하는지도 헤아릴줄 알아야한다.

 

 

 

 

 


기사입력: 2018/12/10 [07:2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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