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농업 가치 새롭게 알자
논 농사 죽으면 인류 따라 죽는다
 
윤학수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농업을 둘러싸고 우리나라와 같은 농업 환경에서 논 농업이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고 다들 염려하고 있음은 주지(周知)의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주식(主食)을 담당하고 있는 논 농업을 포기(抛棄)할 수 없고 보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고, 논 농업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기 위하여 그 효용과 가치를 알아본다.
 
논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우리에게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과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논은 람사협약(Ramsar Convention)에서 정한 습지(濕地)의 정의(正義)에 부합하는 습지이기도 하다. 논의 다원적(多元的) 기능 중 홍수조절기능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농업과학기술원에 의하면 논에서 빗물을 가둘 수 있는 양은 ha당 2,378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논의 면적을 고려하면 전국적으로 연간 26억톤 이상의 물을 저장할 수 있고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매년 14조 6천억원 정도가 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다목적댐의 홍수조절 량보다 더 많은 양의 홍수를 조절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논에서는 광합성작용(光合成作用)으로 연간 1천만톤 정도의 산소를 뿜어내어 대기를 정화하고 있으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2조 7천억원에 이른다. 또한 논벼는 어느 정도 물에 잠긴 상태에서 장기간 생장하고, 관개수(灌漑水)와 함께 논에 들어온 질소와 인(燐)은 비료성분으로 벼에 흡수되거나 논의 흙에 흡착되면서 정화(淨化)된다. 이와 같은 논의 수질정화효과를 폐수처리시설에서 폐수를 처리할 때의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2조 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계(推計)하고 있다.
 
귀중한 자연자원인 토양의 유실(流失)을 방지하는 기능과 여름철의 기온을 낮춰 주는 대기온도 조절기능, 지하수를 함양하여 수자원을 확보하는 기능 또한 논이 갖는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철새 서식지(棲息地) 제공은 논이 갖는 생태적 기능 중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이다. 농업용 저수지를 찾아오는 새들과 추수(秋收) 후에 떨어진 이삭이나 곡물을 먹으러 오는 새들로 농경지는 수많은 철새와 텃새들이 북적거린다. 이 밖에도, 농촌의 경관(景觀)을 보존하는 기능, 휴양과 레저공간을 제공하는 기능, 체험학습 등의 교육적인 기능 등을 합하면 우리나라의 전체농지의 가치는 연간 50조원에 이른다. 이만한 가치를 안다면 논 농업을 가볍게 보아 넘길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논 농업을 경시하고, 함부로 대하게 되면 필연코 오염된 환경에 둘러싸여 입게 되는 부메랑(boomerang)효과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농업은 그 자체가 자연환경이고, 환경산업이며, 또한 우리의 생명을 지켜 주는 생명산업(生命産業)이다. 농지를 단순한 식량공급의 차원이 아닌 환경보전과 자원 확보, 전통문화 계승(繼承) 등 복합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하며, 농지의 건전한 보전이야 말로 이 시대의 가장 큰 환경보전사업이며 후손들에게 남겨 줄 귀중한 유산(遺産)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 새롭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농업에 있어서도 농협(農協) 등 농촌지도기관(農村指導機關)의 장려(奬勵)로 일부이긴 하지만 환경(環境) 친화적(親和的)인 농업을 해 나가고 있음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 생각되며, 앞으로 전 농가로 확대하였으면 하는 바이다. 
기사입력: 2005/03/29 [13:37]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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