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파동에서 보는 처세학
 
홍경석 기자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    


열린우리당이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두고 떠들썩하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 출마했다가 운동권 출신 동료 의원들에게 집중포화를 받았던 그가 이번엔 노무현 대통령의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방침 속에서 동료 의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때문이다.

그의 능력이나 도덕성을 문제삼는 목소리는 별로 없다고 한다. 그러함에도 열린우리당의 동료의원들은 왜 한솥밥을 먹어온 유시민 의원을 이토록 거부하는 것일까?

일부 의원의 그같은 비토와 거부 사유의 핵심 논리는 우선 국민들의 거부정서라는 거다.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유 의원을 입각시키는 것 자체가 국민들의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고 고집스럽게 자기 스타일대로 가겠다는 징표로 읽힌다는 것이란다.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1월 3일 "40∼50대 보수층에게 유 의원은 싸가지 없는 것들의 대명사가 돼 있다"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또 한 중진 의원은 "유 의원이 노 대통령, 이해찬 총리와 함께 남을 아래로 보는 지배 코드의 인물이라는 평가가 당내에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를 옹호하는 세력도 없지는 않다. 유 의원과 개혁당을 함께 했던 모 인사는 이같은 유 의원에 대한 시기와 비토는 "앞서가는 자에 대한 질투, 혹은 이해관계 상충에 따른 비난"으로 치부했으니 말이다.  또한 그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정서라는 것도 통계적으로 검증된 게 아니라는 반박도 있음을 본다.

하지만 전임 김근태 장관 때는 보기 어려웠던 이러한 어수선한 상황들이 왜 유시민 의원에게서는 보이는 것일까. 필자가 보기로 이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것과 그 맥락이 함께 하는 건 아닌지 싶다.

주지하듯 유 의원의 튀는 언행에 대한 반감은 그동안 상당했음이 사실이다. 이처럼 어수선한 정치판을 보자면 인간의 처세라는 건 역시나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그 범주를 좇아야만 탈이 없음을 새삼 천착하게 된다. 채근담에서 이르길 <물은 본디 소리가 없다. 물이 소리 있음은 곧 그 바닥이 고르지 못한 까닭이다.

산이 높아도 구름은 거리낌이 없다. 사람도 이와 같아 마음이 고요하고 매사 거리낌이 없어야 경계를 나와 초월하는 경지에 들어설 수 있다>고 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유 의원에 대한 현재의 강렬한 비토의 밑자락엔 그의 평소 자극적인 언행에 대한 반감도 깔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청와대의 전격적인 개각 발표 이틀째인 1월 3일 현재까지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불만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음을 보자면 평소의 처세가 그 얼마나 중요한 지를 여실히 깨닫게 된다. 
기사입력: 2006/01/04 [09:32]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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