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복귀, 박근혜에겐 천군만마
이명박이나 손학규 보다 박근혜와 손잡을 가능성 많아...?
 
정진희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국가보안법 등 민감한 정치현안에 잇따라 목소리를 내며 정계복귀 여부가 정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빅3의 대권가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빅3 각 진영은 이 전 총재의 행보에 바짝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높고 당내 예비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으나 열린우리당이 정계개편을 통해 신당을 만들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힘을 합할 경우 상황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고정 지지층도 이회창 전 총재가 일정부분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재가 정치 일선에 복귀할 경우, 그간의 경과로 볼 때 이명박 전 시장이나 손학규 전 지사보다 박근혜 전 대표와 제휴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데다, 수권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으로 유권자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박 전 대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회창 전 총재가 야당 총재도 오래 했고,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사람"이라며 "나라가 이렇게 어려운데 나라 걱정을 하는 말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설이 파다한 현 정국에서 박근혜-이회창 연대 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정계의 관측에 부합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지지율 40%에 육박한 이명박 전 시장의 독주에 박 전 대표가 제동을 걸려면 이같은 승부수가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이 전 총재의 측근 출신들이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비서실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 이 전 총재의 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격인 셈이다.
 
 그러나 이 전 총재 측과 이명박 전 시장 측의 관계는 그다지 돈독하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해 10월 이 전 총재와 이 시장 사이에 때 아닌 감정싸움이 벌어졌다. 이 시장이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총재를 ‘현실 안주형’이라며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자 이 전 총재 측은 “인신모독이자 비례(非禮)의 극치”라고 이 시장을 비난하며 극도의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시장은 “솔직히 노무현, 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냐 하면 노무현”이라면서 “이쪽(이회창)은 너무 안주하고 주위에서 둘러싸고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 핵심 측근인 이종구 전 언론특보는 “벌써부터 대권병에 든 게 아닌가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고 비난했다.
 
 이 시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 즉각 이 전 총재 측근에게 전화를 걸어 진의가 아님을 밝히면서 사과의 뜻을 전달했고, 이후 비난 논평이 나온 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려 공개 사과한 반면 끝내 이 전 총재를 찾아뵙겠다는 이 시장의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이 전 시장 측이 아무래도 한나라당의 정통 보수 색채보다는 진보적인 색채를 띄고 있다는 점도 이 전 총재 측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전 총재가 정계복귀 명분으로 "좌파 정권의 종식"을 들고 나온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 전 총재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석패한 이후,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측근세력은 계속해서 세를 유지하며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설을 흘려왔다. 이 전 총재 팬클럽인 ‘창사랑’의 활동이 늘어남과 동시에 강연도 부쩍 늘었다.
 
이 전 총재의 선택에 따라 팽팽한 한나라당 내 대권경쟁 구도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대권 후보가 둘이 될 수 없기에 박근혜 전 대표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나 대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총재가 어느 편에 설지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빅뉴스]
 

기사입력: 2006/12/05 [22:56]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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