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친일청산운동에 대한 우려
서울권 명문대 몇가지 항목 이용해 친일파 매도
 
윤종희 기자


고려대 총학생회가 친일청산운동을 한다면서 자신들 대학의 설립자인 김성수 선생과 유진오 박사가 포함된 친일파 명단을 발표하자 섣부른 행동이라며 걱정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려대 동문회인 교우회는 31일 사랑하는 후배들에게라는 성명에서 일제 잔재를 청산한다는 기본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실증적인 학문적 평가가 끝나기도 전에 선배나 스승을 단순히 몇가지 사항을 가지고 성급하게 친일파로 단정짓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명예교수인 김동길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 칼럼에서 "고려대학 학생들은 그들이 친일파로 단정한 김성수가 없었으면 보성전문(고려대학 전신)이 있을 수 없었고 유진오가 없었다면 오늘 사학의 명문 고려대학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된다"면서 "오늘의 시각으로 어제를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며, 일제시대에 살아 본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그시대의 인물들을 한 칼에 해치우는 일은 지각 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김교수는 "김성수는 애국자로서 자기가 맡은 보성전문을 살리기 위해 일제의 혹독한 탄압 밑에서 온갖 노력을 다하였던 점을 인식해야 하는데, 단순히 친일 발언이 그 시절의 신문에 실려 있다는 것만으로 그를 친일파로 모는 것은 우리 민족 전체에게도 유익하지 못하다"는 주장도 했다.
 
이른바 대동아 전쟁이 진행 되던 때의 일본의 유력 일간지 아사히나 요미우리에 실린 기사들을 요새 읽어보면서 그 시대가 일본인들에게도 매우 혹독한 시절이었고 식민지이던 한국의 지도자들에게는 더욱 혹독했음을 알 수 있다는 김교수는 고려대학생들이 좀더 신중할 것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최근, 고려대 뿐만 아니라 서울대나 연세대, 이화여대 등에서도 학생들이 친일청산운동을 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친일청산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방법을 두고 말이 많은 복잡한 사안으로서  만약, 단순히 몇개 기준을 가지고 친일파를 판단할 것이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기사입력: 2005/04/01 [17:39]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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