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낙산사 전소 등 큰 피해
양양 · 고성 주민 수천명 긴급 대피…강풍에 진화 어려움
 
김슬기
식목일인 5일 강원도 양양, 고성과 충남 서산지역 등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 천년 고찰인 낙산사 건물 대부분이 불에 전소되고 주민 수 천명이 대피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양양군 일대의 산불은 오전에 불길이 잡히는 듯 했으나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오후 3시께부터 불어닥친 강한 바람으로 다시 불이 번져 낙산사 대웅전과 일주문 등 대부분 건물을 전소시켰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번 불은 4일 오후 11시 50분께 양양군 양양읍 화일리 도로변 야산에서 발생했으며 임야 150ha를 태우고 주택과 창고 등 모두 41채 전소, 진화 중이던 소방차 1대를 소실시키는 등 피해를 발생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양양군은 5일 오후 2시32분을 기해 양양 강현면 지역에 재난경보를 발령했으며 오후 8시 현재까지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 551가구 1400여명의 주민들은 강현면 사무소와 낙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등으로 대피했으며 오후 들어 불길이 번진 화일리 주민 일부는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이재민도 33세대 92명이 발생, 인근 친척집과 마을회관 등에 분산 수용돼 있다.

또 낙산 비치호텔 부근까지 불길이 번지면서 이 호텔 투숙객 30여명과 직원 60여명이 긴급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낙산사는 20여 채의 건물 가운데 대웅전을 비롯한 보타전, 원통보전(圓通寶殿), 원장(垣墻.시도유형문화재 34호), 홍예문(虹霓門.시도유형문화재 33호), 요사채 등 목조 건물과 보물 479호인 `낙산사 동종 등 대부분이 불에 탔으며 의상대와 홍연암만이 다행히 화마를 피했다.

낙산사측은 이날 오전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지불인 ‘건칠관세음보살좌상(보물 1362호)’을 비롯한 신중탱화, 후불탱화 등 3개의 문화재를 지하 창고로 긴급 이전시켰으나 훼손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강원도 고성지역도 화마에 휩싸였다. 지난 4일 오전 9시15분께 고성군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고황봉 서쪽 2㎞ 지점에서 재발한 산불이 오후 10시 비무장지대를 넘어섬에 따라 자정께 최북단 명파리 마을 주민들에게 예비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 불은 5일 오후 2시 현재 남방 한계선 이남 3㎞까지 확산되면서 임야 20㏊를 태웠으며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현내면 명파리 주민과 남북철도·도로 공사 현장 인부 등 360명에 대해 대피를 준비하도록 하는 한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8시20분께 동부전선 통일전망대 서북쪽 북한지역에서 최초로 발생한 이번 산불은 2일 밤 내린 비로 자연진화되는 듯 했으나 4일 오전 강한 바람을 타고 불씨가 다시 살아나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충남 서산시에서도 5일 0시께 해미면 대곡리 한서대학교 뒤 가야산 중턱에서 불이 나 소나무 등 6000그루와 임야 15㏊를 태워 430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오전 8시30분께 진화됐다.

불이 나자 소방관과 공무원, 군인 등 1400여명과 진화차량 20여대가 긴급 투입돼 불길을 잡았으며 독거노인 김모(86)씨와 고모(71)씨 등 2명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켰다.

이 밖에도 경북 고령군 다산면 월성리 야산과 예천군 생천리 야산 등에도 불이 나는 등 이날 전국적으로 13건에 이르는 산불이 발생했다.

기사입력: 2005/04/07 [02:13]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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