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에 억류 … 쇠파이프등으로 폭행
해경은 사건 축소 급급
 
박광일 기자
목포해양경찰서 박경조(48) 경위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 이틀 전에 한국의 영해를 지키는 우리나라 해양경찰의 공권력이 서해안에서 불법 조업중인 중국 선원들의 폭력에 무참히 짓밟힌 사실이 드러나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해양경찰관들이 검문중이던 중국 어선의 선원들에 의해 억류돼 집단폭행 당한 것도 모자라 억류하고 있던 중국인 선장까지 내어주는 굴욕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중국 어선들의 폭력성은 이미 위험성까지 넘어선 곳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처럼 해경을 상대로 우리나라 공권력까지 우습게 보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 중국 어선 단속에 큰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특별한 대책 마련 없이는 또 다른 고(故) 박경조 경위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해경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후 3시 30분께 우리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인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해역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3003함’은 인근에서 조업 중인 100여 척의 중국어선 가운데 무허가 등 불법 선박이 있는지를 조사하려고 경찰관 10여명을 태운 고속단정 2척을 바다에 내렸다.

리브보트는 한 중국 어선에 접근했으며, 김경수 순경, 김병선 순경, 이영칠 경사와 중국어 통역 담당 등 모두 4명이 중국 어선에 올라탔다.

해경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중국 어선의 선장을 ‘인질’로 리브보트에 태워 모함인 3003함으로 옮겼다.

그러나 중국 어선에 대한 검문이 시작되는 순간, 이 어선은 곧바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달아나던 중국 어선은 근처 중국 어선들에게 무전으로 도움을 요청했고, 연락을 받은 어획물 운반선 등 중국 선박 50여척이 몰려왔다.

중국 어획물 운반선 선원 20여명은 우리 경찰관들이 검문을 위해 탄 중국 어선을 순식간에 장악한 후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휘둘렀다.

부상 경찰관들은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얻어맞아 죽는 줄 알았다”고 몸서리쳤다.

김경수 순경은 턱관절이 부서져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이 심한 상태이며, 김병선 순경은 뇌진탕과 손목 골절을 입었다.

경찰관들은 우리측이 3003함 안에 ‘인질’로 데리고 있던 중국 선장을 풀어 주기로 하는 ‘포로 맞교환(?)’ 협상이 타결된 후에야 겨우 풀려났다.

해경이 중국 선장을 풀어주자 중국 선박은 유유히 사라졌고 부상한 우리 경찰관들은 목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해경 은폐에만 급급=이와 관련, 해경이 ‘굴욕적인’ 이 사건을 만회하려고 지난 25일 강도 높은 작전을 펴다 결과적으로 박경조 경위의 죽음을 불렀을지 모른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해경은 이 사건에 대해 말문을 닫고 병원에 입원 중인 경찰관에게도 입단속을 시키는 등 사건을 감추기에 급급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구나 박경조 경사 빈소에서 해경 간부들이 파안대소하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 이틀만인 지난달 25일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 73㎞ 해상에서 불법으로 조기잡이를 하던 중국 어선을 검문검색하려고 배에 오르려던 박경조 경위가 중국 선원이 휘두른 삽에 맞아 바다로 추락해 숨졌다.


기사입력: 2008/10/01 [18:03]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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